콘텐츠 창작

넷플릭스 1.5배속 보기, 숏폼 시대의 콘텐츠 자극

MulStu. 2023. 8. 25.

 

콘텐츠 빨리 보기의 장단점

 

저는 기본적으로 ‘빨리 보기’를 못합니다. 감독이나 작가가 이야기하는 중요한 부분을 놓칠 것 같아서 빨리 보기는 아예 시작도 안 하는데요.


빨리 보기를 이용해서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넷플릭스의 경우 1.25배속, 1.5배속 보기 가능)

 

노트북-화면에-넷플릭스-로고-떠있는-모습


빨리 보기를 해도 스토리 이해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서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컷 연출을 할 때 초수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시간을 길게 빼면서 감정을 극대화시키도 하고 긴장감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5초를 할애해서 긴장감을 불어넣는 장면을 3초 정도로만 봤다면 연출자가 원하는 감정선을 완전히 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죠. 빠르게 전환하는 컷들은 그냥 산만한 컷이 되기 쉽고요.


그래서 정속 시청을 권하지만, 사실 요즘처럼 볼거리가 다양하고 할 일이 많은 시대에서는 ‘꼭’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어서 콘텐츠 소비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유튜브-쇼츠-로고인스타그램-릴스-로고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같은 짧은 영상이 소위 ‘숏폼’ 콘텐츠 시대를 만들었죠. 30초~60초 분량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면서 2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짧은 영상을 빠르게 보고 싶은 경향성으로 2시간을 소비한다… 재밌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빠르다. 짧다. 의 ‘시간’에 중점을 두는 것보다 ‘자극’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

 

콘텐츠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는 자극을 좀 더 자주 보고 싶다. 좀 더 다양한 정보들을 빠르게 접하고 싶다. 의 경향성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들을 본편 풀영상으로 보기보다는 재밌는 부분이나 포인트만 모아보는 리뷰 영상들이 인기입니다.

리뷰 영상이나 짤들을 모아보고 해당 프로그램을 ‘봤다’라고 분류하는 시청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적어도 해당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참여할 수 있는 정도는 될 테니 ‘봤다’라고 분류하는 게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아요.

드라마를 1.5배속으로 보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시간을 줄이면서 드라마의 자극을 빠르게 맞이하기(?) 위한 행위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합니다.

 

 

 

더 빨리지고 더 강해지고 있는 자극

 

이제는 자극의 배치를 더 촘촘히 해야 합니다. '기승전결’의 기본 구성에서 어떻게 변주를 줘야 하는지, 새로운 자극을 어디에 배치시켜야 하는지 말이죠.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면 자극을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극으로 가득 찬 드라마라 개인적으로 선호하진 않지만, 시청자 호응이 높았죠. 스토리 몰입도도 상당했습니다. 

 

더글로리-포스터

 

자극이 곧 스토리가 되고 자극이 곧 캐릭터가 되는 시대인 거죠.

 

스토리 변주가 어렵다면 캐릭터에 변주를 주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단, 캐릭터에 변주를 주려면 상황도 같이 따라가 줘야 해서 좀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흐름이 좋다면 시청 몰입도를 높이는 장치로는 최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극이라도 다 같은 자극은 아닙니다. 콘텐츠별로 다른 의미의 '자극'이 들어가 있습니다. 슬로 예능, 힐링 드라마에도 자극이 있어요. 

'폭력성', '선정성'만이 자극은 아닙니다. 상황의 의외성(예능에서 주로 사용하죠), 캐릭터의 과거 등도 충분히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자극을 의미도 콘텐츠 성격에 따라 달리 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지, 최근에 그 자극이라는 것이 좀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거죠.


콘텐츠 제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기술적으로 접근성이 높아져서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됐지만, 많은 콘텐츠 속에서 살아남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소비자의 눈도 높아지고 있고요. '자극'을 맞이하는 자세(?)도 달라지고 있죠.

 

다른 사람도 좋아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가... 콘텐츠 소비 경향성을 보면서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