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창작

콘텐츠 발전에 대한 개인적 단상(캐릭터, 창작자 권리)

MulStu. 2023. 6. 26.

이번에는 콘텐츠 업계에 일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을 (일기처럼)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볼까 합니다. 

 

 

저작권? 그게 뭐?

 

우리나라에서 저작권에 대한 생각이 정착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제작하게 됐을 때만 하더라도 저작권은 거의 '무시' 수준이었죠.  

 

지금에야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티빙 등 월정액을 내고 구독하는 게 일상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소위 '어둠의 경로'라고 말하는 곳에서 콘텐츠를 무료로 보는 게 당연하다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도... 어둠의 경로를... 들락날락... 허허. 반성합니다ㅜㅜ)

 

카카오프렌즈 등 캐릭터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캐릭터에 대한 스토리에 열광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 충성도가 생기는 걸 보면... 정말 감개가 무량할 정도입니다.

 

카카오프렌즈-캐릭터기본형

 

 

우리나라에서 캐릭터가 성공하다니!

 

예전에 일본 캐릭터 상품이 '통'하는 걸 보고 굉장히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는데, 사실 이제는 남부럽지 않습니다. 

 

웹툰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웹툰'이 표준화(라는 단어를 썼지만, 기술적, 수치적 '표준화'를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되어 전 세계에 유통되고 현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있죠. 

 

콘텐츠가 내수도 되고 수출도 되는 현재를 보면...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 만들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라고는 없어서 TV시리즈로 납품하는 것이 최고였습니다. 그렇다고 제작비 대부분을 회수하나? 전혀 아닙니다. 납품하고 받는 비용은 제작비의 극히 일부였죠.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상품화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캐릭터가 조금만 인기 있어도 상품 만드는 회사들이 그냥 막 가져다 캐릭터를 입혀 문구 등을 만듭니다. 하나하나 잡아내기도 힘들뿐더러, 캐릭터의 가이드조차 지켜지지 않아 이상한 이미지가 들어간 상품이 돌아다니기도 하죠.

집에 망가진(?) 뽀로로 문구류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었잖아요? 이때는 정말이지. 엉망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애니메이션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웹툰, 캐릭터 산업들이 저작권을 기반으로 발전했다는 건 현장에 있는 창작자들의 피땀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박수 쳐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감개무량 ㅠㅠ)

 

 

 

창작에 대한 이해가 소비자 혜택으로

 

한국저작권위원회-홈페이지
한국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 이미지

 

어떠한 계기로 저작권이라는 게 인식이 됐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콘텐츠가 해외에 통하게 되는 그 즈음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어요. 최근의 K-POP 붐 말고, 예~전에 그때 그 시절... 욘사마 시절 말이죠.

 

그리고 정부와 창작자 단체들, 배우, 제작진 등의 노력이 뒷받침된 것도 분명 영향이 있었을테고요.  

 

앞으로 저작권에 대한 건 소비자 인식 외에도 창작 부분에 있어서의 범위, 활용 등으로 더 구체화되고 세분화될텐데요. 여러모로 창작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산업이 발전한 만큼 그 곳에서 일하는 창작자, 노동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해주는 구조가 필요하니까요. 언제까지 뼈만 갈 수는 없으니 말이죠.

 

저는 창작에 대한 인정, 그리고 그로 인한 혜택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작업들이 지난하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결국 창작자와 소비자는 한 몸입니다(결론... 응?).


정말 주저리주저리 댔군요. 오늘 단상을 적으며 여러 이슈가 나왔으니 저작권, 캐릭터 산업 등 구체적으로 짚어볼 기회가 있으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콘텐츠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AI 이슈도 들고 와볼게요. 

 

일기처럼 스르륵 쓰니 꽤 재밌네요. 앞으로 자주 올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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