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창작

AI가 우리 직업을 빼앗는다! 미국 작가 파업을 통해 보는 AI와 창작

MulStu. 2023. 7. 28.

 

미국 작가조합, 배우조합의 동반파업

 

미국 할리우드 작가조합, 배우조합이 파업을 하고 나섰죠. 작가조합이 파업을 5월 초에 먼저 시작했는데요. 벌써 2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두 조합의 동반파업은 63년 만이라고 합니다. 그 영향이 꽤 큰지 할리우드 숙박업, 음식업을 하는 사람들도 경제적 타격이 크다며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죠.

미국작가조합파업-배우조합-동반파업기사

 

우리나라에도 관련 기사가 좀 났었습니다. 미국 상황에 따라 다른 여러 나라도 영향을 받는 만큼 주목할 수밖에 없죠.


미국 작가조합이 파업을 하게 된 배경에는 OTT와 AI가 있습니다. 특히, AI에 재빠르게(?) 대응하는 작가조합의 행보가 놀라운데요. 이 파업의 결과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는 아래 조합의 요구사항 때문입니다.

작가조합은 파업을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요구했습니다. 내용들을 보면 당연히 논의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작가조합 파업 내용을 중심으로 중요한 부분만 살펴보죠.

  1. OTT, 스트리밍 시대에 드라마 저작료 등을 새로 산정해야 한다.
  2. AI 시대에 '작가 업무'에 대한 가이드를 신설 또는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OTT, 스트리밍 시대의 창작

 

1번의 배경은 좀 복잡합니다.

미국은 드라마 시즌제가 기본이죠. 시즌제를 통해 고정된 작가 수입도 있었을 거고요.

그런데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이 OTT로 넘어가면서 상황은 변합니다. OTT 등장으로 잠깐 상승했던 작가 수입은 2020년부터 떨어지게 됐거든요.

넷플릭스-로고
디즈니플러스-로고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 TV 시리즈일 때보다 OTT 시리즈의 에피소드 수가 적어졌다는 점,  그러면서 개별 독립방송국에 납품하는 형식에 문제가 생긴 점(미국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본 에피소드수가 100개(20개*5개 시즌)라고 합니다) 등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OTT에서 올려져 있는 기방송 드라마, 즉 재방송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게 떠오른 거죠.

작가조합은 재방송료를 높여야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송 네트워크 등의 기본 플랫폼보다 더 확장되어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OTT 저작료를 다시 봐야 한다는 건데요.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겁니다.

 

사실, 3년 전에 진행했던 작가조합 협상 시에도 OTT 재방송료가 논의테이블에 올라왔었고, 당시 저작료가 약간 올랐었다고 하는데요. 지금 OTT가 더 확고하게 미디어시장을 잡고 있는 만큼 저작료 재산정 논의가 더욱더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시청 흐름이 바뀌다 보니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들의 수익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거라고 볼 수 있죠.

 

 

 

AI 시대, 창작의 가치

 

이번 파업은 1번 OTT 이슈보다 2번 AI 저작권 관련된 내용이 더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작가조합파업-AI관련-기사

 

미국 작가조합은 AI, 챗GPT(Chat GPT)의 사용 규제를 요구합니다. 글 쓰는 주체는 인간 이어야 한다는 건데요.

'대본 작업의 상당한 분량은 인간이 수행해야 하고 모든 저작권은 인간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작가조합의 입장입니다.


('상당한'이라는 단어를 쓴 만큼 AI 사용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고 보입니다.)

AI가 쓴 글을 인간이 수정을 하거나 인간이 쓴 글을 AI가 수정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게 요구의 주요 골자입니다.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이미 미국에서는 저런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죠.

지난 6월에는 우리나라 창작 단체들인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웹툰작가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등 미국 작가조합의 파업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월스트릿저널-유튜브-캡쳐
미국 작가조합 파업 모습(유튜브 <월스트리트저널> 영상 장면 캡처)

 

각국에서는 발 빠르게 AI 활성화 또는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활성화는 AI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고, 규제는 창작자 보호 쪽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작자 보호를 위한 저작권, 제작 가이드라인 등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입니다.

 

AI로 인해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창작의 범위가 확대된 장점도 있겠지만, 인간의 노동이 AI로 대체되는 부분들은 예민하게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AI 규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이고 심도 깊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AI 저작권, 창작자보호 등의 규제 이슈가 활발하게 논의되어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우, 음악 등의 창작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 미국 작가조합, 배우조합의 동반파업, 앞으로 계속 팔로우해 보겠습니다!

댓글